0404 공포와 행복이 오락가락
날씨 : 봄이 온 줄 알았는데 바람이 많이 불고 추운, 봄도 겨울도 아닌 날씨
일요일에 예담이와 명동에가서 놀기로 했다. 명동에 가려면 버스를 타야 하는데 난 버스를 한번 밖에 안타봐서 너무 떨렸다. 내가 타야하는 버스를 기다리면서 ‘ 의자에 앉지도 못했는데 버스가 출발하면 어쩌지?’ , ‘ 저번에 어떤 사람들이 버스에 타려고 했는데 그냥 출발한걸 본적이 있는데 나한테 그런일이 일어나면 어떡하지?’ 등 많은 걱정이 들었다. 버스를 타서 잽싸게 카드를 찍고 예담이와 의자에 앉았다. 우리는 2~30분동안 버스를 타고 명동에 갔다. 걱정했던 것과 달리 무사히 명동에 도착했다. 우리는 달떡볶이를 먹으려고 찾아갔는데 가면 갈수록 가파른 오르막길과 주택들, 그리고 딱봐도 오래된듯한 가게들이 보였다. 그중에서 오래된 극장이 있었는데 그곳에 들어가면 귀신의 집 체험을 할 수 있을것 같았다. 근데 그 안에 새것처럼 보이는 차가 있었다. 난 정색했다. ‘ 어떻게 낡아보이는 저 극장안에 새것같은 차가 있는거지?’ 우린 너무 멀기도 하고 집밖에 안보여서 지하상가에 있는 맘스터치에서 싸이버거를 먹었다. 아까 그 달떡볶이를 가는 길보다 100배 아니, 1000배는 나았다. 거긴 너무 무서웠다. 싸이버거가 나오고 우린 엄청 먹었다. 먹으면서 내가 전에 살던곳은 어땠는지 그 지역은 춘천과 어떤 차이가 있고 춘천에 와서 어땠는지에 대해 얘기했다. 근데 확실히 다른 점이 너무 많다. 일단 아파트가 매우 높다. 그리고 엘리베이터를 오래 기다린다. 지하주차장도 적응이 안된다. 그리고 아파트 단지의 넓이까지.. 마지막으로 시내에서 놀곳이 많다. 전에 살던곳은 아파트도 10층까지 많으면 15층까지 밖에 없는데 여긴 35층이다. 20층 차이가 난다. 그리고 엘리베이터. 그냥 1~2분이면 밖에 나갈 수 있었고 1~2분이면 올라올 수 있었다. 그렇지만 여긴 기본이 5분이다. 시내에서도 그곳은 식당뿐이고 시장만 있었는데 여긴 뭐가 많다. 전에 살던곳은 길을 잃어버릴 일이 없었다. 아니, 길을 잃어버릴 수가 없었다. 근데 여긴 길을 잃어버리면 진짜 집을 못찾아 올것 같다. 아무튼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니 1시간이 지나있었다. 우린 지하상가에서 나와 영화관에서 해적이라는 영화를 예매했다. 시작하려면 2시간이 남아서 설빙에가서 빙수를 먹고 포토이즘에서 사진을 찍었다. 그래도 시간이 안가서 오락실에서 게임을 했다. 연타하는 게임을 했는데 내가 많이 이겨서 좋았다. ㅎㅎ 드디어 시간이 되서 영화관으로 갔다. 그런데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 우린 곧 오겠지라며 영화가 나오기를 기다렸는데 아무도 오지 않았다. 우린 좀 무서웠다. 그래서 직원분한테 가려고 했는데 예담이가 영화가 시작한다고 했다. 나는 상영실로 들어갔다. 그런데 상영실 문이 닫히고 불이 꺼졌다. 나는 진짜 너무 무서웠다. 뒤에 누가 있는것 같았다. 그래도 돈은 냈으니 보긴 봤다. 내용은 바다에서 보물을 찾는 내용인데 영화에서 나오는 배우 한효주님이 엄청 멋있는 역할로 나오셨다. 진짜 너무 예뻤다. 배우 이광수님도 나왔는데 웃긴 역할로 나왔다. 어느 순간 몰입도가 최상으로 올라가고 무서운 마음은 없어졌다. 집중하다보니 순식간에 2시간이 지나갔다. 영화는 진짜 어느 순간 집중하게 되고 내가 진짜 그 역할에 몰입한듯한 기분이 신기하고 재밌다. 이무튼 사람이 많이 없어서 ‘이 영화는 재미없는건가?’ 라는 생각을 했었는데 기대한것과는 달리 너무 재밌어서 돈이 아깝지 않았다. 영화를 보니 5시가 되어 버스를 타고 집에 갔다. 4번버스를 타야 아파트 앞에 도착하는데 20분을 기다려야해서 3번 버스를 타고 홈플러스에서 걸어가기로 했다. 내릴 때가 되어 하차 카드를 찍는데 내 카드는 찍혔는데 예담이 카드는 찍히지 않았다. 내가 밖에서 기다리고 있고 쳐다보는 기사님과 사람들을 보니 예담이가 화가 나서 소리를 질렀다. “ 아!!! 짜증나!!” 나는 쟤 왜저래 라는 표정을 지었다. 결국 예담이는 그냥 내렸고 예담이는 “내 인생 큰일났어ㅠㅜㅠ” 라며 얘기했다. 나는 “에이 그거가지고 인생 큰일나면 어떡하냐” 라고 했지만 예담이는 계속 “ㅠㅠㅠ” 이랬다. 나는 속으로 어이없었지만 한편으론 웃겼다. 그렇게 아파트에 들어서고 예담이와 저녁에 배드민턴을 치기로 했는데 내가 숙제를 미뤄서 못만났다. 미안한 마음에 예담이를 집 앞까지 데려다 주고 집에 들어갔다. 어떨 땐 무섭고 어떨 땐 재밌었던 하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