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라

0411두릅따러 가는길은 쉽지 않아요..

anne0330 2022. 4. 11. 10:41

날씨:몽글몽글한 구름이 깔린 따뜻한 날씨.
등장인물:부모님, 동생, 할머니, 나
한여름 마냥 해가 내리쬐던 날..
우리 집은 할머니와 점심을 먹고 두릅을 따러가기로 했다. 처음에는 이 더운 날에 어디 가는 것도 싫고 집에서 뒹굴뒹굴하고 싶어서 안 간다고 했지만 동생이 누나 안 가면 자기도 안 간다는 말에 뭔가.. 동생을 봐야 할 것 같은 느낌이 들어 바로 간다고 했다. 아이스크림을 사다가 암 냠냠 먹으며 가고 있었다.
"너희도 딸 거야?"
할머니께서 나와 동생도 두릅 따 보고싶냐고냐물어보셨다.
"네!"
나는 앞뒤 안 따지고 바로 소리쳤다. 우리는 할머니 댁에 도착해 도구들을 챙겼다. 할머니께서는 봉지 가지고 갈 테니 우리 먼저 가라고 하셨다. 엄마, 동생과 함께 가는데 엄마가 내가 아는 곳과는 다른 길로 가셨다.
"엥? 엄마 저기 밑에 골목으로 내려가는 거 아냐?"
"아까 아빠 일로 가시던데.."
"아니야 저기로 내려 기야 돼"
사실 엄마는 길을 모르고 계셨던 것이고.. 그냥 무작정 할머니 댁 뒷 오르막길을 올라가고 있었던 것이다.
우리는 어이없다는 듯이 웃으며 다시 골목 쪽으로 내려갔다. 그사이 할머니는 봉지를 챙겨 나오고 계셨다..
"어디 갔다 왔어? 왜 거기로 나와?"
할머니는 우리를 보고 물으셨고 우리는 조금 웃기다는 듯이 오르막길에서 있던 이야기를 하며 두릅이 있는 밭?으로 갔다. 우리가 도착했을 때 즈음 아빠는 벌써 자리를 잡고 계셨다. 거기에는 여러 할머니 힐 아버지분들이 쓰시는 곳이어서 우리는 서둘러 할머니 밭으로 뛰어갔다. 나는 그 순간 조금 심하게 놀랐다. 두릅이 땅에서 자라는 것이 아니라 나무 같은 것에 나뭇잎처럼 자라고 있었다.
'오... 저거 뭐냐.. 두릅이 저렇게 자란다고..'
나는 바로 두릅을 따고 싶었지만 너무 멀리 있어 아빠가 먼저 따기로 했다. 밭에 온 지 1분도 안 지난 것 같은데 너무 더웠다. 할머니는 파를 뽑으시며 두릅 좀 봉지에 담아달라고 하셨다.
"얘들아 저 밑에 가서 두릅 좀 주서와"
두릅나무가 너무 멀리 있던 터라 두릅을 따면 남에 밭에 떨어졌다.
'아잇.. 나는 줍는 거 말고 따보고 싶은데..'
따 보는 게 너무너무 해보고 싶었지만 꾹 참고 두릅을 주으러 갔다.
"응..? 이게 뭐.. 끼약꺄약!!!"
두릅에 벌레를 보고 나는 너무 놀라 소리를 질렀다.
할머니는 금세 내려오셔서 두릅 봉지를 잡아주셨다.
나는 두릅을 후다닥 넣고 다시 올라갔다.
"아빠.. 나 한 번만.."
너무너무 두릅이 따보고 싶었던 나는 결국 아빠에게 부탁했다. 아빠는 선뜻 두릅 따는 봉?을 내어주셨고 아빠와 함께 나는 두릅을 따 보았다. 생각보다 두릅이 안 따지자 아빠는 봉을 고쳐 잡으며 힘껏 꺾으라고 하셨다. 그 순간
"뚜둑"
두릅이 떨어졌다. 손목이 나갈 것 같았지만 왠지 모를 쾌감이 있었다. 그 후로도 몇 개를 따 보았는데 정말 뿌듯했다. 땀이 주룩주룩 흐르는 느낌이었지만
조금씩 싸이는 두릅을 보니 기운이 좀 나는 것 같았다.
두릅을 다 따고 집에 들어와 할머니가 생 두릅을 씻어주셨다. 처음에는 괜찮은 듯했지만 씹으면 씹을수록 이상한 맛이 올라오면서 넘기기가 힘들어졌다.
결국 할머니 몰래 화장실에 가서 두릅을 뱉어내고 아무 일 없다는 듯이 나왔다. 몇 분 뒤 할머니께서 두릅을 삶아 초장과 가져다주셨다. 삶은 두릅은 좋아했던 터라 와그작와그작 맛있게 먹었다.
두릅은 맛있지만 두릅 따는 건 쉽지 않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