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418 혼신의 모래성.
날씨: 이제 봄이 된 듯 따뜻한 날씨.
일요일 아침 나는 7시 20분에 일어나서 만화책을 보다가 동생 게임을 도와주었다. 동생이 아주 기뻐했다. 그리고 내 게임을 했는데 잘 되지 않아 욕이 나올 뻔했다.
게임이 끝나고 나서 바닷가로 출발했다. 바닷가에 가는 동안 노래를 듣고 동생과 떠들고 자고 그러다 보니 도착해 있었다. 아빠는 “1시간 16분 32초만 가면 돼”라고 그랬으면서 2시간에 걸쳐 고성에 도착했다. 역시 엄마 아빠 말은 믿을 수가 없다.
바닷가에 도착해 바다 냄새를 한 번 들이키고 모래사장으로 나갔는데 모래가 좀 더러웠다. 모래가 깨끗한 해변이라는데 별로 깨끗하지 않아 실망했다. 물도 살짝 흙탕물 같아 보였다. 나는 다른 해변에 가자고 했지만 동생이 “그냥 여기서 놀아.”라고 해서 어쩔 수 없이 여기서 놀기 시작했다.
나는 일단 모래성을 쌓기 위해 모래를 다지고 구멍을 깊숙하게 하나 팠다. 그러자 동생이 슬금슬금 다가왔다. 동생이 합류하자 아빠도 와서 성벽 모양 틀에 모래를 넣어서 성벽을 쌓기 시작했다. 나는 물길도 파서 바닷물이 들어올 수 있게 만들었다. 성벽도 생기고 물길도 생기니 아주 멋진 모래성이 되었다. 숨을 돌리며 옆을 보니 절벽처럼 된 부분이 있었다. 파도 때문에 그렇게 된 듯했다. 나는 여기 말고 그곳에서 성을 짓고 싶어서 다시 시작하기로 했다. 다행히 아빠랑 동생도 불평 없이 같이 많들었다. 진짜 멋있는 모래성이 되었다. 문제점이 하나 있다면 물길에 물이 안 들어온다…? 이런 너무 멀리 만들어서 바닷물이 닿질 못했다. 물을 퍼다가 넣어도 그냥 물이 스며들기만 했다. 울고 싶었다. 내가 아쿠아맨이 아니라서 바닷물을 움직일 순 없었기에 그냥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아주 멋지게 모래성은 쌓았지만 물은 들어오지 않는 메마른 성이 되었다. 흑흑. 나는 성 쌓기를 포기하고 물 얕은 곳에서 놀았다. 거기서 놀자 모래성 생각은 사라졌다. 나는 바닷물에서 신나게 놀고 모래를 털어내고 새 옷을 입고 집으로 다시 출발했다. 지칠 때로 지쳐서 집에 가는 것이 마냥 아쉽지는 않았다. 집에 가는 길에는 엄마와 동생 둘 다 잠들어서 난 혼자 노래를 들었다. (아버지 죄송합니다.) 지문이 닳도록 모래성을 쌓으니(아빠는 내일 지문 인식도 안 될 것 같다며 걱정했다.) 정말 재밌고 바닷가에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집에 도착하자 내일이 월요일이라는 생각이 들어 헛웃음만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