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호초밥

0425 첫 합숙.

산호초밥 2022. 4. 25. 09:25

날씨: 비 냄새가 느껴지는 시원한 날씨.

금요일 6시 나는 피아노 학원에 갔다가 태권도 학원(?)으로 갔다. 오늘은 체육관에서 합숙을 하는 날이다! 이 글을 읽는 사람 입장에선 코로나 괜찮나… 하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난 코로나 안 걸리고 멀쩡하다.
체육관에 도착했을 때는 기대에 벅차서 가슴이 두근거렸다. 6시부가 끝나고 나는 들어가 짐을 놓고 합숙을 시작하기 위해 자리에 앉았다. 7 시부에는 중학교 형, 누나들이 많고 내 또래들도 제법 있었기에 더욱더 기대가 되었다.
첫 번째로 한 것은 간단한(?) 몸풀기였다. 몸 풀기는 매일 하는 것이기 때문에 스무스하게 넘어갔다.
두 번째로 한 것은 품새였다. 품새도 매일 하기 때문에 스무스하게 넘어갔다.
세 번째로 한 것은 난센스 퀴즈였다. 문제들이 다 제법 어려웠다. 사범님들이 센스 있게 문제를 잘 내신 것 같다.
그런데 정말 웃긴 사실. 4학년 5학년 애들은 거의 못 맞혔는데 중학교 형, 누나들이랑 나는 아주 잘 맞혔다. 한마디로 이제 아재가 됐다는 뜻이다. 난센스 퀴즈는 아주 재밌었다. 이제 합숙이 시작된 것이 실감이 났다.
네 번째로 한 것은 피구였다. 근데 이걸 할 때 살짝 컨디션이 별로여서 나는 빠져있다가 중반쯤에 다시 들어갔다. 나는 빠진 만큼 열심히 했다. 내가 맞힌 애만 몇 명 인지 모르겠다. 이때는 내 몸에 초싸이언이 들어왔나 보다. 나는 혼신의 힘을 다해 피구를 했지만 결국 우리 팀은 5대 2로 패배하고 말았다. 난 피구가 끝나고 너덜너덜 해졌다.
피구가 끝나고 우리는 탠트를 쳤다. 사범님이 먼저 탠트를 치는 조에게 치킨을 먼저 주겠다고 하셔서 우리 조는 열심히 탠트를 세웠다. 어! 그런데 우리 조 텐트에 재료가 한 개 부족했다. 우리 조는 어쩔 수 없이 맨 꼴등이 되었고 탠트도 없었다. 우리는 뭔가 허무한 마음으로 손을 씻고 치킨을 먹었다.
치킨은 아주 맛있었다. 힘들게 탠트 치고 운동하고 먹는 치킨은 2배 더 맛있었다. 다른 사람들이랑 같이 먹으니 3배 더 맛있었다. 치킨은 한 조에 2마리나 시켜주셔서 조금 남았지만 그래도 엄청 많이 먹었다.
치킨을 다 먹고 다섯 번째. 담력 훈련을 하러 갔다. 담력 훈련은… 진짜 묘지에서 했다. 그때 시각 11시 30분. 아직 가지도 않았는데 심장이 떨렸다. 두 조로 나눠서 갔다. 차에서는 다 무서워서 구시렁구시렁거렸다. 다들 떨고 있는 듯했다. 핸드폰도 못 가져가게 해서 불빛도 없었다. 1조는 다 끝나고 2조 인 우리 차례가 되었다. 1조에는 누나들이 많았는데 3명 정도 울었다고 한다. ‘나도 울진 않겠지…’ 하고 생각이 들었다. 그럼 완전 치욕인데… 난 거의 후반쯤에 해서 이제 나까지 4명 남았다. 다녀온 사람들은 다 제정신이 아닌 듯했다. 울진 않았지만 멘털은 나간 것 같았다. 드디어 내 차례!! 나는 떨리는 다리를 안고 올라갔다. 멀리 사람이 보였다. 어두워서 귀신인지 사람인지 동물인지 구별이 안됐다. 가까이 가니 사범님이었다. 사범님은 이 길을 따라 쭉 올라가면 된다고 알려주었다. 나는 길을 쭉 올라가다가 2조 형을 만났다. 그 형은 나에게 ‘조심해’라고 말했다. 난 눈을 부릅뜨고 위험한 곳을 찾아보았다. 가다 보니 엄청 큰 나무가 있었다. 왠지 느낌이 쌔… 했다. 어… 나무에 사람이 있는 것 같기도 하고… 난 그 나무를 계속 쳐다보며 걸었다. 그런데ㅋㅋㅋ 거기에서 여자 사범님이 나오고 있었다. 원래 나를 놀라게 하려고 했던 것 같았다. 난 사범님과 눈이 딱 마주치고 웃었다. 난 ‘안녕하세요…’하고 다시 오르기 시작했다. 멀리 도착지점이 보였다. 거기서 난 도장을 받고 다시 내려왔다. 막상 해보니 생각보다 괜찮았다.
우리는 모두 담력훈련을 끝내고 사진을 찍고 다시 태권도장으로 갔다. 우리는 양치를 하고 씻고 탠트 안으로 들어갔다. 사범님이 여분의 탠트를 주셔서 거기 안에서 자기로 했다. 사범님은 이제 핸드폰을 해도 된다고 하셨다. 모두 핸드폰을 꺼냈다. 나도 핸드폰을 꺼냈다. 난 패밀리 링크가 걸려있어서 엄마에게 부탁해야 했다. 하지만 그땐 12시 30분 절대로 엄마가 풀어줄 시간이 아니었고 엄마가 깨어 있을 시간도 아니었다. 엄마에게 문자를 보냈지만 엄마는 답장이 없었다. 불쌍한 나는 사범님이 틀어놓은 영화나 보았다. 하지만 그때!!! 천사 같은 오 xx형이 나에게 핸드폰을 빌려주었다. 나는 그 핸드폰으로 배그를 했다. 어떤 중학생 누나들도 같이 했다. 그러다가 패드를 가져온 애랑도 같이 했는데 게임을 끝내고 나도 한 번 빌려달라고 하자 흔쾌히 나에게 빌려주었다. 나는 처음으로 패드로 배그를 했다. 우와~ 총알이 헤드에 딱딱 박혔다. 그 패드로 킬뎃을 6으로 올렸다. 내 실력이 2배는 더 상승한 것 같았다. 한 3판째 게임을 돌리고 있는데 사범님이 이제 정리하고 자라고 하셨다. 그때 시각 새벽 4시…
나는 속상하지만 어쩔 수 없이 잘 준비를 했다. 허… 나는 잠이 안 올 것 같았ㄷ… 드르렁… 나는 한 10초 안에 잠들어 버렸다. 태권도 합숙은 아주 재밌고 좋은 경험이었다.
다시 이런 합숙이 또 있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