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호초밥

0502 나의 맨탈을 갈아버린 플로어볼 시합

산호초밥 2022. 5. 2. 11:47

저번 주 토요일 나는 7시 30분에 일어나 머리를 감고 준비를 했다. 플로어볼 시합이 있었기 때문에 아주 긴장한 상태로 밥을 먹고 8시 30분에 동생과 게임을 조금 하려고 했다. 긴장이 조금씩 풀리고 있었는데 플로어볼 시합을 같이하는 친구에게 전화가 왔다.
“야 너 왜 안 와? 지금 빨리 와!”
나는 ‘원래 9시 까진데…’라는 생각과 함께 ‘나 때문에 시합이 안되고 있나?’ 하고 안 좋은 생각이 들었다. 나는
풀렸던 긴장이 다시 조여지며 양치를 누구보다 빠르게 하고 우사인 볼트가 빙의했다는 생각으로 엄청나게 빨리 달렸다. 학교에 도착하자 어떤 버스가 오고 있었다. 나는 ‘아직 시작은 안 했겠다.’ 고 생각하고 뛰어갔다. 체육관에 들어가 보니 연습을 한창 하고 있었다. 나는 나에게 전화한 친구에게 “지금 뭐 하고 있는 거야?” 하고 물어봤다. 친구의 답은 이러했다.
“연습하고 있어.”
하… 물론 연습에도 빠지면 안 되긴 하지만 나한테는 시작했다는 듯이 말하고 연습을 하고 있다니… 나는 숨을 고르고 연습을 했다. 연습을 하다 보니 상대편 애들이 왔다. 원주에 있는 섬 x초등학교 애들이었다. 왠지 포스가 느껴졌다. 섬 x초 애들은 공을 자유 자재로 다루었다. 신기한 스틱도 하나 가지고 있었는데 에어 훅인가 뭐 기술을 쓸 수 있다고 했다. 와우! 그 스틱을 가지고 있는 애는 공을 터키 아이스크림처럼 다루었다. 그래서 우리는 그 기술의 이름을 터키 아이스크림이라고 붙여주었다. 우리 팀 애 한 명은 계속 “오빠들 멋져요!”라고 했다. (참고로 남자애다.) 걔는 긴장이 되어서 그렇게 긴장을 푸는 듯했다. 아무튼 걔네가 연습하는 걸 보기만 해도 질 것이라는 부정적인 생각이 계속 들었다. 드디어 개막식이 시작되었다. 강원도 플로어볼 뭐에서 심판도 오고 부회장님이었나? 그분도 오셨다. 첫 번째 판은… 퇴x초A팀 VS 퇴x초 B팀 남자 애들의 경기였다. 퇴x초 A는 우리 팀이었고 B팀은 같은 학교지만 팀은 다른 애들이었다. 체육 선생님이 A팀에 플로어볼 조금 해본 애들을 넣어야 한다며 A팀을 잘하는 애들을 넣어주셨기 때문에 우리 A팀 애들은 질 리가 없었다. 아니 없어야 했다. 드디어 경기가 시작되었다. 우리 팀 애들은 B팀은 당연히 이긴다며 자만했지만 옆에는 섬 x초 애들이 보고 있어서 긴장한 듯했다. 하지만 B팀 애들은 긴장이 없는 듯했다. 청심환이라도 먹은 건가? 그렇게 우리 팀은 경기를 했다. 흑흑 우리 팀은 너무 긴장한 나머지 상대편 애들이 치고 올라와도 뛰지 않았다. 나도 마찬가지였다. 그렇게 우리는 B팀에게 3:0으로 패배했다. 이게 첫 번째 패배였다. 그다음은 섬 x초 여자애들이랑 우리 학교 여자애들이랑 했는데 섬 x초 여자 애들이 우리 팀 남자 애들보다 훨씬 잘하는 것처럼 보였다. 그때 우리 팀 애 한 명이 달려와 이렇게 말했다.
“야 얘네는 플로어볼만 3년 했데.”
우리는 그때 멘틀 두께가 0.0000001cm도 안됐을 것이다. 우리는 탄식하며 연습을 아주 열심히 했다. 진짜 열심히 했다.
다음 판은 퇴x초A팀 VS 섬 x초 A팀의 대결이었다. 우리는 반드시 이긴다는 생각으로 경기를 했다. 시작과 함께 상대편 애들은 우리 팀 골대에 스무스하게 골인했다. 그렇게 점수차는 계속 벌어졌다. 그렇게 우리는 두 번째 패배를 했다. 중간중간 꼴을 넣었지만 결국 10:2로 패배했다. 엄청난 점수차에 짓눌린 우리 팀은 멘틀이 완전히 나갔고 결국 다음 판에도 6:2로 패배했다. 섬 x초 B팀과의 대결이었다. 우리 팀은 점점 분열이 돼갔다. 하지만 이길 수 있다며 좋은 생각을 하려고 노력했다. 그렇게 마지막 판인 퇴x초 A팀 VS 섬 x초 A팀의 경기가 시작되었다. 우리 팀은 여기서 지면 패자 부활전에서 추하게 3등이라도 했어야 했기에 꼭 이겨야겠다고 다짐했다. 우리는 성난 멧돼지처럼 돌진하고 수비할 때는 거의 벽을 세웠다. 우리는 마스크를 벗어던질 뻔했다. 진짜 열심히 했다. 나는 중앙에서 공격수에게 공을 처 올리고 같이 공격을 해주거나, 수비수와 함께 내려가서 수비를 하는 역할이었다. 아무튼 아주 힘든 역할이었다고 생각한다. 나는 상대편 애들에게 엄청 몸싸움을 심하게 해서 우리 팀 공격수 애에게 패스했다. 우리팀애는 엄청난 기세로… 꼴인!!!!! 와우 우리 팀은 물론이고 우리 학교 B팀, 여자애들도 엄청 소리를
질렀다. 그때는 딱 2분이 남은 상태였다. 이때 이랬으면 안 됐다. 우리 팀은 이겼다고 생각한 나머지 느슨해졌고 상대편 애들은 그때를 노려 엄청나게 꼴을 많이 넣었고 우리 팀은 자책 꼴까지 넣고 10:4로 패배했다. 딱 2분 동안 있었던 일이었다. 1:0으로 이기고 있던 우리 팀이 그렇게 패배한 것이다. 우리 팀은 울지 않은 것이 기적일 정도로 속상해하고 서로를 물어뜯었다. 우리는 마지막 3등 결정전에서 이기는 수밖에 없었다. 우리 팀은 그렇게 3등 결정전을 시작했다. 상대는 퇴x초 B팀이었기에 우리는 가볍게 꼴을 넣었다. 그때 우리 팀은 그냥 동점이 되고 페널티 킥 같은 걸로 가자고 했다. 나는 그때 그 의견에 반대했지만 결국 애들은 그렇게 했고 페널티 킥(?)으로 넘어갔다. 골키퍼와 한 명의 사람만 나와서 골을 먼저 넣는 사람이 이기는 것이었다. 어? 생각보다 상대편 애들은 골을 안 먹혔다. 어어어어어… 결국 우리 팀이 먼저 먹혔다. 우리 팀은 4팀 중에 4등 꼴등을 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우리 팀은 B팀을 무시하고, 섬 x초 애들에게 너무 졸아 있었던 것 같다. 그리고 서로 자기 의견만 너무 내세운 것 같다. 다음에 또 하게 된다면 이런 점들을 고쳐서 더 열심히 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