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서

0509 즉흥적 여행(?)을 하면 생기는 일

영서10 2022. 5. 9. 11:34

날씨 : 어제 비로 인한 먹구름이 맑게 개고 바람이 산들산들하게 부는 날씨

목요일 어린이날, 나는 어린이날이라고 들떠서 ‘오늘 어디 가지? 오늘 어디 가지?’라는 생각으로 차에 올라탔다. 전날 수요일에 현장체험학습을 갔던 상태라 무작정 차를 타고 엄마와 동생과 함께 ‘어디 갈까?’라는 대화를 하고 있었다. 그런데 이모한테 전화가 걸려왔다. 엄마가 이모랑 통화를 하고 있는데 이모도 마침 사촌언니랑 사촌동생과 함께 속초에 가고 있다고 했다. 엄마는 “어 잘됐네~ 우리도 간다.”라고 했다. 그렇게 엄마, 동생, 나는 무작정 속초로 출발했다. 나는 너무 들떠있었다. 이런 즉흥적인 여행? 은 처음이었기 때문이다. 한편으론 재미없으면 어쩌지라는 생각도 들긴 했지만. 이런저런 이야기와 생각을 하다 보니 어느새 고속도로를 탔다. 속초에 가는 사람이 많은가 보다. 엄청나게 많은 차들이 내 눈앞에 펼쳐졌다. 나는 ‘헐..! 이러면 우리 놀지도 못하는 거 아냐?’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어쩌나 고속도로라 다시 돌아가지도 못하고 무엇보다 차가 엄청 많은데.. 아무튼 열심히 달리고 달리다 보니 어느 순간부터는 그렇게 차가 많지 않았다. 그리고 바다가 보였다! 나는 “우아 예쁘다..”라는 감탄사와 함께 창문을 바라봤다. 한참을 바라보는데 이게 뭔가.. 갑자기 바다가 안보이기 시작하고 이상한 건물이 보이기 시작했다. 정신 차리고 주위를 둘러보니 많은 아파트들이 몰려있었다. 나는 ‘이게 뭐람.. 목적지까지 얼마 안 남았는데..’라는 생각이 들었다. 엄마는 “눈앞에 바다를 두고 왜 이런데 들어가? 어휴 이게 뭐야”라고 했다. 나는 엄마와 똑같은 생각으로 ‘설마 이런 건물들 많은 바다도 안 보이는 곳에 들어갈까?’라는 생각을 했다. 도착 1분 전 다시 바다가 보였다. 나는 또 “우아”라는 감탄사와 함께 바다를 바라봤다. 우리는 드디어 이모를 만나고 밥을 먹기 위해 이모 차에 탔다. 이모 차엔 강아지 솜이가 있었는데 난 너무 무서웠다. 물까 봐.. 그런데 내 예상과는 달리 물진 않았고 낯선 우리가 무서웠는지 한참을 짖었다. 그래도 많이 봐서인지 금방 온순해졌다. 우리는 가려고 했던 식당에 도착했다. 아뿔싸.. 가게는 엄청 구석에 있는데 맛집인가 보다. 사람이 엄청 많고 줄이 엄청 길었다. 웬만해선 기다리려고 했는데 기본이 1시간 웨이팅이어서 그냥 다른 곳을 찾아봤다. 마땅한 곳이 없어서 그냥 조금 낡아 보이는 분식집에 들어갔다. 우린 아무것도 못 먹은 상태에서 배가 너무 고팠기에 고기만두, 해물볶음우동, 치즈돈가스, 라볶이를 시켰다. 그런데 강아지는 못 들어온다고 해서 어른들은 다른 분식집으로 가고 나, 사촌언니, 사촌동생, 그리고 동생만 먹었다. 양이 많아서 다 못 먹을 것 같았지만 그 당시엔 너무 배가 고팠기에 무작정 시켰다. 음식이 나왔다. 나는 군침이 돌았다. 그래서 크게 라볶이를 한입 먹었는데 와우.. 너무 맛이 없었다.. 진짜 떡이 너무 딱딱해서 안 씹힐 정도였다… 당장 라볶이의 면을 집었는데 그래도 이건 먹을만했다. 그다음으로 고기만두를 먹었다. 그런데 이건 무슨 맛인지 만두피가 진짜 맛이 없고 오래된듯한 기분이었다. 그래서 동생이 먹고 있는 치즈돈가스를 뺐어먹었다. 이건 더했다. 이것은 돈가스인가 기름인가… 기름 맛 만났다. 아무리 기름으로 튀기는 거래도 이건 너무 심했다. 도저히 못 먹겠고 토할 것 같아서 사촌언니가 먹고 있는 해물볶음우동을 먹었다. ‘ 설마 모든 음식이 맛없겠어? 하나라도 맛은 있겠지……’라는 생각과 함께 입에 집어넣는데 우웩… 면이 아까 라볶이처럼 딱딱했고 케첩을 먹는 기분이었다. 나는 진짜 살 수 있을 만큼만 먹고 사장님이 보고 계셔서 맛없다는 말을 하지 못한 채 배부른 척을 하며 나왔다. 차라리 그냥 굶는 게 나을 지경이었다. 난 음식을 입에 문 채로 한참을 씹어 힘들게 삼킨 뒤 엄마에게 다 말했다. 진짜 맛이 더럽게 없었다고.. 엄마는 “우리도 먹는데 너네 잘못 보낸 것 같았어.”라고 했다. 아니 그럼 우리 다른 곳에 보내지… 아무튼 토할 것 같은 마음을 가다듬고 바다정원 카페에 갔다. 그런데 무슨 사람이 엄청 말도 못 할 정도로 많았다. 그래서 어른들은 주문을 하러 가고 동생들은 보자마자 바다로 가서 없어지고 어쩔 수 없이 사촌언니랑 내가 자리를 맡았다. 겨우 끝쪽에 의자가 곧 부러질듯한 자리를 맡아 앉아있었다. 언니와 나는 이 자리가 마음에 들지 않아서 자리를 탐색하기 시작했다. 빈자리를 한참 찾고 있는데 사촌언니가 나한테 소리쳤다. “서영아!!! 저기!” 나는 나의 눈알을 힘껏 굴렸다. 그러다 바다 앞 빈자리를 찾았다. 나는 무작정 뛰어갔다. “하..” 열심히 뛰어가는데 어떤 아저씨가 앉았다. 나는 언니한테 “놓쳤어!!”라고 했더니 언니가 “다시 와”라고 했다. 나는 다시 두리번거리며 빈자리를 찾았다. 이번엔 내가 발견했다. 언니가 있는 쪽이어서 “언니!!”라며 불렀다. 언니는 두리번거리더니 강아지 솜이를 데리고 빈자리로 갔다. 아.. 이번엔 어떤 커플이 앉았다. 언니는 아까운 표정으로 왔다. 결국엔 그냥 포기하려고 했다. 근데 인원수에 비해 의자가 너무 적었다. 그래서 의자를 구하러 다니는데 어! 바다 앞 좋은 자리에 앉아있던 가족이 나왔다. 나는 또 무작정 뛰어갔다. 드디어 자리를 잡았다. 나는 언니한테 “언니 여기!”라고 했다. 언니는 “그냥 거기 앉아있어!”라고 해서 어른들이 올 때까지 앉아있었다. 드디어 어른들이 왔고 우린 어른들에게 칭찬받았다. 너무 마음에 든다고. 우린 의자에 앉아 빵을 엄청 빠르게 해치웠다. 아까 밥을 제대로 못 먹어서 그런지 동생들도 엄청나게 빠르게 먹었다. 우린 빵을 다 먹고 바다에 들어가 3시간 정도를 놀았는데 동생들이 좀 많이 창피할 정도로 바다에 들어가 수영해서 나는 동생들을 모르는척했다. 아무튼 갈 시간이 되어 시간을 보니 6시였고 우린 차가 막힐 것 같아 얼른 차를 타고 집으로 돌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