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516 엄마의 참을 인
저번 주가 내 생일이었기에 생일 선물로 아이패드를 받았다. 너무너무 너무 신나서 아이패드를 열심히 했다. 지난주 일요일 나는 아침에 일어나서 동생 게임을 도와줬는데 엄마가 동생이랑 게임했으면서 왜 또 하냐고 뭐라 그러셨다. 나는 일주일에 토요일 일요일 한 시간 씩 밖에 못하는 나에게 너무 쪼잔하게 그러는 어머니의 행동에 열 받아서 유튜브를 보고 아침을 먹고 흥칫뿡 하고 삐져 있었다. 그때 역시 구세주 같은 아버지께서 게임하라고 하셨다. 오!!! 아버지!!! 그래서 나는 게임을 열심히 했다. 그리고… 드디어 실버까지 찍었다! 실버는 아주 아주~ 쪼렙이다. AI들 죽이고 게임하는 게 썩 재미있지 않다. 그래서 빨리 레벨을 올려야 한다. 나는 실버까지 갔으니 그런 의미에서 부트 캠프에 가서 죽었다.
나는 게임을 끝내고 엄마에게 끝났다고 말하자 엄마는 나에게 옷을 주시면서 바닷가에 가자고 말씀하셨다. 나는 살짝 열이 받았다. 솔직히 바닷가에 가면 놀고 재미있긴 한데 그 후가 너무 힘들다. 뭐 이런 건 다 핑계고 나는 아이패드가 있으니 집에서 그냥 아이패드 껴안고 있는 게 더 좋았다. 동생도 나처럼 뭔가 생각하는지 엄청 때를 부렸다. 하지만 굳은 의지의 엄마 아빠는 때 부리는 동생을 진정시키고 데리고 나갔다.
나는 차에서 가는 길에 잠이 들었다. 노래를 들으면서 잠이 들었는데 잠결에 노래가 듣기 싫어서 끄고 잤는데… 내가 바닷가에 도착해서 잠이 깼다. 살짝 열이 받았다. 바닷가에 온 것도 조금 짜증 나고 내 편 같은 동생도 바닷가에 오자 신나서 뛰쳐나가고 근데 계속 나의 신경을 건드린 것은 바로 노랫소리였다. 분명 노래를 껐는데 노래가 계속 들려서 나는 엄마 아빠가 틀었나 보다 하고 화를 잘 참았다. 나는 계속 참다가 진짜 안 되겠어서 바닷가로 나가는 아빠에게 노래 좀 꺼달라고 말했다. 그랬더니 아빠가 이 노래 너 핸드폰에서 나오는 거라며 자기도 니 노래 계속 들으면서 갔다고 했다. 나는 어이쿠 이런 하며 노래를 껐다. 잠이 다 달아났지만 짜증은 아직 조금 남아 있어기에 나는 짜증을 조금 사그라들면 가야겠다고 생각했다. 나는 많이 피곤했나 보다. 어제 할머니 집에 다녀와서…. 나는 왜 이랬는지 모르겠는데 핸드폰을 집어던지려다가 의자에 살짝 떨궜다.ㅋㅋㅋㅋ
난 차에서 조금 진정하고 밖으로 나갔다. 밖에 나가보니 동생이랑 엄마 아빠가 진짜 깊은 구멍을 3개나 파 놓았다. 나는 왠지 신이 나서 같이 구멍을 열심히 팠다. 마음이 이렇게 왔다 갔다 하는 걸 보면 사춘ㄱ…라고 할 뻔 나는 진짜 열심히 구멍을 팠다. 내 동생이 들어갈 정도로 깊었다. 우리 가족은 그렇게 구멍을 열심히 파고 비석 치기를 했다. 비석 치기를 모르는 사람을 위해서 뜻을 알려주도록 하겠다.
아이들 놀이의 하나. 손바닥만 한 납작한 돌을 세워 놓고, 얼마쯤 떨어진 곳에서 작은 돌을 던지거나 발로 돌을 차서 세워 놓은 돌을 맞혀 넘어뜨린다. 비사 치기라고도 불린다.
우리 가족은 비사 치기를 했다. 애들 장난 같은 놀이라 나는 하찮게 생각하고 시작했다. 근데… 막상 해보니 쉽지 않았다. 나는 동생과 단계가 똑같았다. 1단계부터 너무 어려웠다. 나와 동생은 세기의 대결, 진검 승부를 펼쳤다. 하지만 이 대결을 한 번에 박살 내 버리는 일이 발생했다. 어떤 어린 한 3학년 정도 돼 보이는 애가 우리가 하도 비석을 못 넘어뜨리자 우리가 하는 건 줄 모르고 우리가 맞추는 비석을 집어 들었다. 그 애가 그 비석을 집어 들자 나는 “야야야 뭐하냐”하고 말했다. 그 애 동생은 내가 말하자 졸아서 지 엄마한테 먼저 튀어버렸다. 비석을 집어 든 애는 경직된 상태로 서 있었다. 그 애도 같이 도망치려고 했지만 내가 “야 다시 세워 놓고 가야지!!” 하고 소리치자 다시 와서 세웠다. 근데 아주 대충 세웠다. 나는 조교처럼 “야 똑바로 안 세워!!!”하고 소리쳤다. 그 애는 이제 완전히 돌하르방처럼 굳어있었다. 하지만 우리 인자하신 어머니는 그 애에게 그냥 가라고 하셨다. 나는 조금 더 부려먹으려고 했지만 그 애는 그렇게 가버렸다. 하지만 문제는 또 있었다. 우리 동생은 그 애가 그런 게 화가 났는지 엄청 때를 부렸다. 그래서 우리 가족은 어쩔 수 없이 집으로 돌아갔다. 돌아오는 길에 물회와 닭갈비를 사서 갔다. 나는 벌써부터 먹을 생각에 기분이 들떴다. 하지만 우리 동생을 아니었나 보다. 집에 도착하자마자 잠에서 깨어나서 짜증을 부렸다. 참고로 우리 동생은 1학년이다. 나는 동생에게 한소리 하려고 했지만 엄마가 더 힘들어질 것 같아서 참았다. 나는 생각했다. ‘오늘 가장 힘들었던 사람은 엄마다. 동생도 때부려, 나도 짜증 내… 엄마는 오늘도 참을 인을 백만 개도 넘개 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