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627 이런 뜬금 없음은 언제나 환영이야!
우리는 (여기서 우리는 나의 친구들이다) 다 놀고 나는 엄마에게 전화가 와서 집에 들어가려고 하는데 갑자기 한겨울이 내 집에서 놀자고 했다. 나는 당연히 장난인 줄 알았다. 사람이 너무 많았고 갑자기 이렇게 많은 사람이 내 집에 들어오면… 너무 뜬금없었고 절대로 이런 일은 없을 것이라 생각하고 집으로 출발했다. 하지만 뒤에서 애들은 계속 나를 따라왔고 결국 우리 집 공동현관문까지 오게 되었다. 나는 애들에게 “진짜 우리 집에 올 거야?”라고 물었다. 애들의 대답은 “응” 나는 어처구니가 없었지만 애들이 진심 같아 보여 어쩔 수 없이 당황한 채로 엄마에게 전화를 걸었다. “엄마 애들 한… 4명? 정도가 우리 집에 놀러 온다는데 어쩌지?” 하지만 엄마는 생각보다 흔쾌히 놀러 와도 된다고 하셨다. 그래서 나는 한가을, 한겨울, 다솔, 유현이를 데리고 우리 집으로 갔다. 다솔이랑 한가을은 원카드를 챙겨 오겠다며 우리 집 위층인 다솔 집에 가서 원카드를 챙겨 왔다. 우리는 방으로 들어가 우리 집에 조금 익숙해진 후 원카드를 시작했다. 우리는 원카드를 재밌게 했다. 한가을에게 컬조, 흑조, A스페이드가 다 떴지만 나는 상관없었다. 저 공격이 나에게 닿을 일은 없으니까. 나만 아니면 돼!!! 나는 게임이 아주 쉬웠다. 항상 원카드를 할 때 한 명에게만 관심이 쏠리는 순간 어떤 한 명은 그림자가 되어버리고 결국 그 사람이 이기게 되는데 그 그림자는 내가 되었다. 애들이 신경 쓸 시간도 없이 나는 원카드를 외쳤지만 애들은 신경 쓰지 않았다. 유현만 내가 다이아 7이라며 고래고래 소리쳤지만 애들은 듣지 않았다. 다솔은 그렇게 무방비 상태로 카드를 먹었고 나는 승리했다. 그렇게 게임은 질질 짜고 늘어졌다. 그러다가 치느님이 오셔서 우리는 게임을 정리했다. 그리고 치킨을 먹기로 했다. 우리는 치킨을 먹으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5학년 때 이야기를 하게 되었다. 특히 5학년 라온반이었던 한가을과 다솔은 이야기할게 아주 아주 아주 많아 보였다. 둘이 낄낄 거리며 이야기를 아주 열심히 했다. 엽기 떡볶이 먹다가 같은 반 애가 토했다는 이야기, 화장실에서 장난치다가 선생님한테 걸려서 한가을이랑 한가을 친구랑 같이 장난치던 애 손절 치고 화장실에 숨어있다가 더 혼났다는 이야기… 아무튼 정말 많은 이야기를 했다. 하고 있는 이야기가 끝나지도 않았는데 다른 이야기를 또 시작하고 그래서 멘붕이 왔다. 그렇게 치킨을 맛있게 먹으며 이야기도 재밌게 하다가 유현은 집에 가고 우리는 계속 이야기를 했다. 그러다가 한가을 핸드폰 카톡 최근에 있는 여자애 이름을 보았다. 나와 다솔은 얼씨구 나하고 한가을의 핸드폰을 보기 위해 쟁탈전을 벌였지만 대체 무슨 이야기를 했기에 이렇게 보여주지 않을까 생각이 들어 더욱 궁금해졌다. 하지만 한가을은 절대로 보여주지 않을 기세였다. 그래서 나는 빈틈의 실이 보일 때마다 손을 뻗었지만 한가을은 빛보다 빠르게 손을 뻗어 자신의 핸드폰을 지켰다. 힘도 평소의 2배는 됐었던 것 같다. 하지만 나와 다솔은 힘을 합쳐 핸드폰을 보았고… 결국!!! 그 카톡 내용을 보게 되었는데 그냥 말장난 밖에 없었다. 뭣 때문에 한가을이 이렇게 난리를 친 건지 모르겠지만 한가을은 다시 한번 핸드폰을 뺏어달라는 건지 이런 말을 내뱉었다. “중요한 건 못 봤네?ㅋ” 솔직히 난 궁금하다기 보단 그냥 오기가 생겨서 계속해서 뺏기 시작했다. 몇 번을 뺏어도 계속 보지 못했다. 결국 이렇게 쟁탈전을 벌이다가 다솔은 엄마한테 혼날 거 같다며 집으로 갔다. 그리고 나 혼자는 무리라는 생각도 들고 이제 한가을도 지쳐 보여서 그만하고 말로 알아내기로 했지만 한가을은 끄떡없었고 우리는 그냥 도블을 하기로 했다. 우리는 도블을 재밌게 하고 해어지기로 했다. 그렇게 애들을 보내고 나니 기운이 다 빠졌다. 뜬금없이 놀게 되었지만 생일 파티를 한 기분이었다. 힘이 빠지지만 기분 좋은 느낌. 다음에는 누구네 집에 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