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919 남자들이 빨리 죽는 이유
#칭구들 #제육김밥 #주원이의썰 #인생 #지건 #상처 #라이더내기
어제는 주원이와 도연이가 떡볶이를 먹었는데 나는 스타필드에 가버려서 못 먹었다. 내가 얻어 먹었어야 했는데... 그게너무 아쉬워 나는 주원이를 불러 함께 놀자고 했다. 우리 쿨 가이 주원이는 흔쾌히 수락했고 우리는 약 11시 쯤 밖에서 만났다. 주원이를 만나자 바로 할 말이 떠올랐다. 어제 밤 티라노가 알려준 정보. 티라노의 칭구가 주원이의 짝녀인데 그 짝녀가 티라노에게 먼저 이야기 해주고 주원이에게 말했기에 정확히 9시 39분 티라노에게서 카톡이 왔다. "김도0이 안 받아준데요 ㅋ" 나는 그 답을 보고 주원이가 눈물을 흘리진 않을까 걱정했다. 주원이 말로는 10시에 고백이 왔다고 한다. 내가 먼저 알았는데 알려주고 마음의 준비를 시켰어야 했나? 아무튼 주원이는 차였고 그렇게 이야기 거리가 생겨 오히려좋다고 생각했다. 그 이야기를 하면서 주원이가 치킨 너겟을 4조각 밖에 못 먹어서 배고프다며 김밥을 먹으러 간다고 했다. 나는 그걸 따라 편의점으로 갔다. 주원이는 그곳에서 제육 김밥을 먹었다. 내가 그걸 한 조각 뺏어 먹었는데 주원이의마음처럼 차디차고 매콤했다. 나는 또 먹고 싶었지만 주원이를 위해 참았다. 제육 김밥을 먹으며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주원이가 밥을 다 먹고 우리는 자리를 뜨기로 했다. 아 그전에 김도연에게 전화를 했는데 사춘기 모드로 오늘은안 나온다고 했다. 흥칫뿡. 도연이는 버리고 우리는 걷기 시작했다. 걷다가 멈추고 걷다가 멈추고. 그렇게 계속 걷다가118동 앞에 있는 어린이집 놀이터에 우리는 앉아서 이야기를 나눴다. 이야기를 나누다가 점점 심심해져 인원수가 너무부족함을 느끼고 나는 민준이를 은근 슬적 불렀다. 민준이는 누구보다 빠르게 준비를 하고 우리가 있는 곳으로 왔다. 민준이를 만나자 마자 어제 민준이가 전화를 2통이나 한 것이 기억나 물어보았더니 아카펠라 이야기를 막 했다. 아카펠라이야기를 들으니 다시금 화가 뻐쳤다. 그래도 내가 나간후 단톡방에서 있었던 나의 뒷담을 들으며 나도 똑같이 뒷담을 하고 나니 속이 좀 시원한 듯 했다. 그리고 우리는 계속 걷다가 102동까지 갔다. 102동 소파에 앉아서 라이더를 하며 앉아있었는데 갑자기 박준혁이 나왔다. 나는 인사를 하고 어디를 가냐 물으니 농구를 하러 간다고 했다. 그래서 우리도 따라갈까 생각을 하고 있는데 박세원에게 전화가 왔다. 어떻게 알았는지 우리가 여기에 있는 걸 알고 자기도 금방 나온다고했다. 준혁이는 여느 때 처럼 한 것 폼을 잡으며 이상한 소리를 떠들더니 갑자기 신주원 물병을 잡더니 이리저리 가지고놀다가 물병을 휙 던저버렸다. 가끔 미친 짓을 하는 애라 별 생각은 안 했지만 물병이 떨어지며 뚜껑이 열렸는데 물이 콸콸 나왔다. 나는 그걸 보고 너무 한심했다. 주원이랑 민준이는 어이가 없어 보였고 준혁이는 일진 놀이에 실패해 한 것 기죽은 듯 했다. 나는 핸드폰을 보다가 힐끗 쳐다보고 치우고가라고 말했다. 하지만 박준혁은 은근 슬적 사라져 버렸다. 그렇게 다시 라이더를 하는데 세원이가 드드등장했다. 그래서 세원이가 자기도 농구를 하러 가니 같이 가자며 우리를 데리고 농구를 하러 갔다. 농구장에 가니 쪽팔린 준혁이가 세원이 보고 얘네는 왜 데리고 왔냐고 해서 내가 월세 냈냐며 그냥같이 하자고 했다. 준혁이는 또 한 것 폼을 잡으며 자기가 제일 잘하는 애 데리고 2대 5를 해보자나 뭐라나 그래서 우리는하자고 했다. 농구 시합을 하는데 당연히 승리는 우리팀의 것이었고 나는 이지! 를 외치며 퇴장했다. 나와 주원이 민준이세원이는 다시 걷기 시작했다. 걸으면서 가끔씩 지건을 찔렀는데 주원이는 시도 때도 없이 지건을 찔렀다. 지건을 맞으며계속 걸었다. 걷다가 어떤 동에 들어가 라이더로 내기를 하기로 했다. 처음엔 박세원이 자기가 100가면 니가 티라노한테고백하는 거라며 나한테 시비를 걸었지만 나는 절대로 그런일은 없었기에 말이 길어지기 싫어 그냥 해보라고 했다. 처음에 주원이가 3번의 기회에서 80까지 가고 죽어버리는 아쉬운 상황이었고 두 번째로 박세원이 했는데 나는 한눈을 팔다가 잠깐 보니 벌써 49나 가 있었다. 뭔가 싸늘해서 나는 애간장이 탔지만 내가 수락한 내기니 어쩔 수 밖에. 나는 있는 힘껏 기도를 해 보아도 소용이 없었다. 결국 90이 넘었고 거의 다간 상황. 하지만 그곳에서 영웅이 있었으니 바로 신주원이나타나 갑자기 핸드폰을 꾹 누르더니 98에서 죽어버렸다. 박세원이랑 김민준은 신주원을 잡기 위해 갑자기 뛰쳐 나갔다. 내가 나가보니 신주원은 아직 안 맞은 상황인가 보다. 그래서 생명의 은인을 죽일 순 없어 너희에게 한 번씩 기회를 더 주겠다 하니 신나서 팔짝 팔짝 뛰었지만 결과는 처참했고 주원이는 한대 맞았다고 한다. 라이더 내기를 재밌게 끝내고 우리는 돌아다니다가 한 번 더 내기를 하기로 했다. 이번엔 모두가 하고 꼴등이 고백을 하는 거였다. 하지만 운이 퍽도 좋은 세원이는 31에서 죽어버렸고 결국 세원이가 꼴등이 되었다. 세원이는 다시 한번 내기를 하자 했지만 신주원과 김민준은 걍하라며 도발했다. 하지만 내가 그때 외쳤다. "나만 아니면 되잖아" 내가 그때 그 말을 왜 했을까. 그렇게 한 판이 더 시작되었다. 결과는 또 세원이의 패배. 또 한 번 고백을 하게된 세원이는 괜히 할 말만 늘어버렸다. 세원이는 또 하자고 했고우리는 잘해보라며 수락했다. 다시 시작된 게임. 나는 첫번째로 게임을 했는데 일부러 26에서 죽어버렸다. 이번판에는 1등이 누군가에게 고백할 사람을 지목해 주는 것으로 아주 가옥한 게임이었다. 2번째로 세원이는 라이더를 해서 기억이나지 않는 좋은 기록을 세웠다. 백 프로 1등 각 이었다. 민준이도 나와 비슷하게 죽어버렸고 주원이는 망해버렸다. 세원이는 이 게임을 하기 전 신주원에게 자기가 다 몰아줄 것이라며 으름장을 놓았고 결국 세원이가 일등을 해버린 것이다. 나는 김도연의 친구 신주원이 티라노에게 고백할 생각을 하니 주원이가 아주 불쌍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쌤통이라는 생각이들었다. 그때 신주원은 마지막으로 한 판만 더 하자며 이번엔 꼴등이 주원이가 해야되는 고백을 하는 걸로 했다. 그래서나는 또 나만 아니면 되를 외치며 첫번째로 게임을 시작했다. 그때 내 머릿속에는 '내가 구세주처럼 신주원을 살려줄까?' 라는 바보 같은 생각을 했지만 결국 그 생각을 지워버리고 다시 게임을 하는데 내가 갑지기 급발진을 하며 6에서 죽어버렸다. 젠장. 결국 나는 꼴등을 하고 고백을 하게 되었다. 그때 신주원은 기뻐하며 고맙다고 했다. 나는 일부러 죽은 척 하기 위해 아무렇지 않은 척 했지만 앞이 막막했다. 그때 신주원은 자기가 좋은 생각이 났다며 나에게 다 놀고 집 앞에서 기다리라고 했다. 다 놀고 내가 15층에서 기다리고 있으니 신주원이 내려와 나에게 작전을 말했다. 티라노에게 말을 해서연기를 한 다음 티라노가 받아준 척 하고 다음에 이게 다 작전이었다는 무슨 바보 같은 작전이었다. 그래서 나는 그걸 티라노가 해주겠냐며 집으로 들어왔다. 집에 와서 씻기 위해 화장실에 들어와 거울을 보니 내 배에 아까 났었던 지건의 상처가 빨겠다. 이 상처들을 보니 오늘 놀았던 것들이 모두 생각이 났다. 큭큭 생각해 보니 너무 한심하면서도 재미있었다. 이래서 남자들이 빨리 죽는 구나 생각이 들었다.
쓰여 있지 않은 이야기
우리가 알 수 없는 동에 들어가 라이더를 하는데 갑자기 신주원이 내 등짝을 진짜 죽일듯 때리며 "모기!" 라고 외쳤다. 나는 너무 아파서 말을 하려 하는데 갑자기 신주원이 내 등짝을 또 죽일 듯 때렸다. 나는 순간 확 짜증이 나서 뭘 이렇게 많이 때리냐며 신주원에게 화를 냈다. 그때 신주원은 어쩔 수 없었다는 듯 안 죽어서 두 대 때렸다며 미안하다고 했다. 그때박세원이랑 김민준이 내 편을 들어주며 내가 맞은 등짝을 보았다. 그때 박세원이랑 김민준이 낄낄 거렸다. 모기 시체가다 뭉개져서 니 티셔츠랑 합체를 했다고 했다. 나도 보고 싶었지만 등이어서 볼 수가 없었다. 신주원이 모기를 무서워 한다는 것을 이 일로 잘 알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