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07 주사 두 방 맞고 한거
집에 있고 싶다. 원래도 그렇지만 토요일에는 더더욱... 하지만 나는 주사를 맞아야 한다. 양 쪽이 한 대씩, 총 두대... 그래서 8시에 겨우 일어났는데 아빠가 주사를 맞아야 한다며 옷을 입으라고 했다. 나는 무표정+졸림+억울한 표정으로 병원에 끌려갔다. 주사는 생각보다 안 아파서 억울한 표정으로 주사를 맞고 집에 왔는데... 몇 분뒤 내 오른쪽 어깨가 울부짖기 시작했다. 그래서 나는 울상이 된 채로 게임을 하고, 밥을 먹고, 혼자 놀다 보니 놀자고 연락 한 친구 한 명이 있었다. 나는 집에만 있고 싶던 사람치곤 꽤나 재밌게 놀았다. 다만 아침에 주사를 양팔에 맞아서 무리하면 안 되기에 얌전히 놀았다. 물론 내 기준이다. 우선 친구와 내가 만나서 무엇을 할지 생각했다. 할 게 없어서 여기저기 돌아다니다가 사람이 두 명밖에 없어서 심심한 건가 싶어 전화를 싹 돌렸다. 한 명 빼고 다 안 받는다. 심지어 전화를 받은 한 명도 놀러 갔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두 명이서 놀게 되었다. 친구는 전 날에 초코비를 먹고 싶어 했었는데, 결국 못 먹은 게 한이 맺혔는지 초코비를 사러 가자고 했다. 그래서 편의점에 가서 샀다. 초코비에서는 스티커 하나가 나오는데, 스티커는 매우 귀여웠다. 그리고 과자의 양은 턱없이 적었다. 다만 맛은 있었다. 초코비를 다 먹고 어디로 가야 할지 고민하다가 집라인을 타러 갔다. 나는 아직 만 12세라서 집라인을 탈 수 있다. 집라인을 몇 번 타고나서 다른 사람에게 집라인을 넘기고 그물?? 을 올라가는 게 있어서 그걸 타려고 했는데 너무 많이 흔들리고 무서워서 땅을 팔 수 있는 곳?으로 갔다. 근데 땅을 팔 수 있는 도구가 없었다. 가진 거라곤 손, 발밖에 없었는데 흙도 딱딱했다. 그래서 생각한 방법이, 개수대에서 물을 떠 와서 구덩이에 붓고, 흙이 물 때문에 부드러워지면 그때 파는 것이다. 물론 내 손으로... 그렇게 열심히 물을 붓고, 땅을 파고 떠들며 놀았다. 그리고 내 손이 얼어서 힘들어질 때쯤, 손을 씻고 나와 집라인을 더 탔다. 이건 언제 타도 재밌는 것 같다. 그리고 어디로 가야 할까 또 고민하다가, 친구가 인스타에서 본 영상을 찍어보고 싶다고 했다. 낙엽을 주워서 막 이렇게 저렇게 하는 거다. 걸어 다니면서도 찍고, 놀이터에서도 찍고 하다가 친구가 118동에 가서 찍자고 했다. 근데 나는 화장실에 가고 싶어서 커뮤니티 센터로 갔다. 근데 커뮤니티 센터 앞에 친구가 별로 좋아하지 않는 분들이 있었다. 그래서 친구는 지하 2층으로 갔고, (지하로 가는데 고생을 엄청 했다고 한다.) 나는 그냥 그 사람들을 뚫고 파워워킹을 하며 지나갔다. 볼일을 다 보고 나서 마지막 영상을 찍고, 시간이 다 되어서 헤어지는 길에 서로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 역시 남의 인생이 가장 재밌다. 그리고
난 집으로 가서 누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