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금요일. 우리 6학년은 오늘 현장체험학습을 간다. 수학여행을 못 가서 좀 아쉽지만 그래도 국회의사당 갔다가 야구장에서 경기도 본다니 수학여행의 아쉬움을 해결할 수 있었다. 경주로 안 간 게 어디야. 서울이라니. 그래서 나는 들뜬 마음으로 학교로 가기 위해 집에서 나왔다. 더 신나는 건 학교를 10시까지 등교하라니 학교 가기 전 놀 시간도 있어 이 보다 완벽할 순 없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나는 주원이와 민준이를 만나 같이 놀았다. 다들 학교 가는데 6학년만 안 간다니 너무 신났다. 우리는 재밌게 떠들다가 시간이 되어 학교로 갔다. 학교에 가니 애들이 벌써 꽤 와 있었다. 우리가 갔더니 아카펠라 애들이 내일이 대회니 연습해야 한다며 꽥꽥거렸다. 나는 내일이 대회긴 하지만 오늘이 소풍날이기도 하고 학교에 도착했는데 컨디션이 별로라 머리가 아플까 걱정되어서 하고 싶지 않았지만 애들이 굳이나 하라고 해서 어쩔 수 없이 조금 했다. 그러다가 더는 하기 싫어서 은근슬쩍 원카드 하고 있는 아이들에게 다가가 같이 껴서 원카드를 했다. 선생님이 다행히 11시 까지 놀라고 하셔서 나는 재밌게 원카드를 하며 이야기를 나눴다. 그러다 보니 11시가 되었고 우리는 안전 교육을 하기 위해 자리에 앉았다. 안전 교육을 마치고 우리는 점심을 먹으러 갔다. 점점 컨디션이 괜찮아져서 더욱 기분 좋게 점심을 먹을 수 있었다. 오늘 급식이 꽤 맛있게 나왔고 시간도 많다는 생각이 들어 나는 천천히 급식을 먹었다. 하지만 아이들은 어찌나 빠르게 밥을 해치우던지 거의 5분 만에 클리어하고 밖으로 나갔다. 그래서 나도 어쩔 수 없이 허겁지겁 먹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선생님이 신발장으로 올라오라고 하셔서 나는 2층으로 올라갔다. 그리고 신발을 신고 선생님이 보여 주셨던 버스 자리를 생각하며 줄을 섰다. 우리 천사 같은 선생님께서 같이 앉고 싶은 사람과 앉으라 하셔서 에너다이져 민준이와 앉으면 심심하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에 민준이와 함께 앉기로 했다. 드디어 밖으로 나갔다. 우리 반은 걸어서 뚜레쥬르 앞까지 갔다. 선생님이 여기서 버스를 탄다고 하셔서 우리 반은 여기서 기다렸다. 우리가 기다리다 보니 라온반, 다솜반... 여러 반이 점저 왔고 버스도 도착했다. 우리는 나래반. 2반이지만 먼저 타는 걸 보니 선생님 찬스인가 생각이 들었다. 버스를 타자 특유의 버스 냄새가 났다. 소풍 가는 기분이 확 들어 더욱 설레었다. 버스가 출발했다. 버스가 출발하기 전 에어 팟 한쪽을 도연이에게 주었는데 괜히 주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너무 심심했기 때문이다. 에너다이져 민준이도 처음에는 가만히 있었다. 버스를 타고 계속 가면서 나는 한쪽만 있는 에어 팟을 민준이에게 빌려주었다가 내가 썼다가 하며 노래를 들었다. 그러면서 다른 애들에게 간식을 얻어먹었다. 역시 뺏어 먹는 게 제일 맛있다. 아무것도 안 가져오길 잘했다. 그렇게 노래를 듣다가 반 정도 왔을 때 우리는 무슨 이야기를 하다가 갑자기 영어로 대화를 하기 시작했다. 영어로 대화를 하는데 생각보다 민준이에게 딸릴 줄 알았는데 잘해서 나 자신이 뿌듯했다. 그리고 민준이가 생각보다 영어로 대화를 못해서 내 자신감이 올라가 더 신나게 대화를 하기 시작했다. 영어로 대화를 하다 보니 점점 더 익숙해졌고 우리는 아주 재밌게 대화를 이어 나갔다. 하지만 주변에서 듣는 아이들은 썩 좋지 않아 보였다. 씨그러운 듯했다. 그래서 민준이에게 점점 구박이 날아왔다. 민준이는 그런 구박에도 굴하지 않고 계속 나에게 이야기를 했다. 하지만 나는 점점 힘이 빠졌고 나는 힘 없이 shut up your mouth만 했다. 그러다 보니 어느새 국회 의사당에 도착했고 에너다이져 민준이는 마지막까지 영어를 사용하다가 도착한 걸 알고 내릴 준비를 했다. 나는 내려서 국회 의사당을 올려다보았다. '우리나라에 이런 건물이 있었나'라고 할 정도로 크고 멋졌다. 진짜 미국에 있는 건물들처럼 크고 웅장했다. 우리는 그 건물을 지나며 산책(?)을 했다. 국회 의사당에는 들어가지는 않고 계속 걷기만 했다. 나는 들어가진 않고 밖에서 보기만 하는 건 아닐까 걱정되었지만 우리는 사진을 열심히 찰칵찰칵 찍고 국회 의사당 안으로 들어갔다. 안으로 들어가니 내가 예상했던 그 냄새가 났다. 그 냄새를 느끼며 우리 반은 계단을 올랐다. 계단을 올라가도 올라가도 끝도 없는 듯 계속 올라갔다. 드디어 4층! 우리는 안으로 들어가 사방을 둘러 본 다음 영화관에 있는 의자 같은 곳에 앉았다. 그곳에서는 국회 의사당 회의장이 한눈에 보였다. 정말 컸다. 위에는 돔처럼 들어가 있는 부분이 있고 천장도 엄청 높았다. 의자들은 또 어찌나 많던지 국회의원이 이렇게나 많은 줄 몰랐다. 단상 같은 곳에 있는 자리에는 의장이라는 글자가 있었는데 이 많은 국회의원들 중 짱이라는 생각이 들어 더욱 멋져 보였다. 우리는 해설을 들으며 국회의사당 회의장을 구경했다. 의장 머리 위에 있는 국회 글씨에 무궁화 모양은 1톤이 넘고 2미터가 넘는 다고 했다. 여기서 보기엔 실감이 나지 않았지만 그 말을 들으니 정말 크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 나는 민준이에게 저게 의장 머리 위로 떨어질 것 같다고 했다. 실제로 저게 떨어지면 진짜 대형 사고일 것 같았다. 우리는 국회의원 배지, 의자의 개수, 누가 앉는 자리인지 등등의 설명을 들었다. 설명을 다 듣고 우리 학교는 야구장에 가기 위해 움직였다. 드디어 기다리던 야구장! 나는 버스에서 가는 내내 기분이 좋았다. 처음으로 경기장에 가보는 것이라 더 설레었던 것 같다. 경기장에 도착해서 우리는 그 앞에 계단에서 기다리기로 했다. 선생님들 몇 명은 표를 사러 가셨고 우리는 사진을 찍었다. 아직 경기 시간이 많이 남아서 입장도 못하는 듯했다. 우리는 앉아서 물병 돌리기를 하거나 머리 위에서 아주 낮게 나는 비행기를 구경했다. 애들은 엄청 신기해했지만 나는 제주도에 살았던 전적이 있었기에 별로 신기하진 않았다. 이러쿵저러쿵 이야기를 하다 보니 이제 드디어 들어가게 되었다. 야구장 안으로 들어가니 춘천에 퇴계초등학교에서 왔다며 반겨(?) 주었다. 처음으로 가본 야구장 안에는 이것저것 먹을 것이 많았고 편의점도 있었다. 우리는 화장실에 들러 볼일을 보고 경기장 안으로 들어갔다. 경기장 안에서 표에 적힌 자리로 가서 앉았다. 자리로 가서 앉으니 자리가 별로 좋게 느껴지지는 않았다. 이것저것에 많이 가려져 나는 잘 보이지 않았다. 우리가 자리에 앉아서 이야기를 하고 있으니 선생님들이 저녁 도시락을 주셨다. 김치볶음밥이 있고 불고기도 있었다. 나는 김치볶음밥은 좋아하지만 불고기는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그래도 시장이 반찬이라고 나는 먹기 시작했다. 애들은 선생님 도시락에는 계란 프라이도 있는데 우리 꺼에는 없다며 투덜거렸지만 이내 먹기 시작했다. 나는 밥을 야무지게 먹고 쓰레기를 버리기 위해 두리번거렸다. 도연이는 남은 도시락도 자기가 먹겠다며 도시락을 하나 더 열고 있었다. 크큭 젤 투덜거리더니. 나는 어디에 버릴지 몰라 그냥 있었는데 구세주 준수가 자기가 버려 주겠다며 달라고 했다. 그래서 나는 준수에게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다시 차분히 자리에 앉았다. 6시 30분이 경기 시작인데 아직 1시간도 넘게 남아 있었다. 그래서 나는 후식을 먹기 위해 편의점으로 갔다. 치킨을 먹기에는 배가 부르고 해서 나는 홈런볼을 사고 밀키스를 샀다. 그걸 사 가지고 다시 자리로 왔다. 자리로 와서 홈런볼을 뜯고 홈런볼을 먹었다. 그런데 민준이랑 도연이가 계속 내 걸 뺏어먹었다. 나는 처음에는 주다가 나중엔 너무 빨리 없어져서 그만 먹으라고 했지만 결국 거의 다 뺏겼다. 나는 밀키스를 조금씩 마시며 경기를 기다렸다. 그러다가 치어리더들이 오고 경기가 시작되었다. 무슨 응원하는 동작(?)도 엄청 많았는데 우리 학교는 뭔가 다 조용했다. 아직 적응이 안돼서 그런가? 아무튼 나도 뭔가 쪽팔려서 잘하지 않았다. 그러다가 치어리더들이 따라 하기 쉬우니 한 번 따라 해 보라고 해서 그냥 따라 해 보았다. 그러다가 뒤에 있는 선생님께서 일어나서 응원하라고 해서 도연이, 나, 민준이, 준수는 쭈뼛쭈뼛 일어나 조금씩 따라 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따라 하다 보니 점점 재밌어졌고 나중엔 소리치며 열심히 응원했다. 하지만 점수는 나지 않고 두 팀다 아웃만 되었다. 하지만 그 순간 안타가 터졌고 공을 아무도 잡자 못해 순식간에 2점!! 두산은 멘틀이 나갔는지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 우리는 더욱 열심히 응원했다. 내일 아카펠라 대회가 있으니 소리 지르지 말라고 했는데 나는 본능적으로 꽥꽥 소리를 지르며 응원했다. 결국 키움은 3점 이상 내버렸고 우리가 이겼다는 확신이 들었다. 그때 선생님이 이제 우리 학교는 가야 한다고 해서 어쩔 수 없이 갈 수밖에 없었다. 흐흑 다 보고 싶었지만 우리는 결국 버스로 이동했다. 버스에 앉으니 몸이 천근만근이었다. 나는 애들이 다 잘 줄 알았는데 진짜 1~2명만 자고 아무도 자지 않았다. 다 아직까지 야구장에서의 느낌을 못 잊은 듯했다. 다 신나 있었다. 신나게 이야기를 나누며 춘천에 도착했다. 아카펠라 대회 때 입을 옷이 학교에 있어서 학교에 잠깐 들렀다가 나는 집으로 향했다. 정말 재밌고 신나는 현장체험학습이었다. 선생님! 현장체험학습 일주일에 2번씩 가시죠!
'산호초밥' 카테고리의 다른 글
1025 놀 때 반드시 신주원이 있어야하는 이유 (0) | 2022.10.25 |
---|---|
1017 사촌이 많아서 다행이야 (0) | 2022.10.17 |
0919 남자들이 빨리 죽는 이유 (1) | 2022.09.20 |
0711 초능력이었다. (0) | 2022.07.11 |
0627 이런 뜬금 없음은 언제나 환영이야! (1) | 2022.06.2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