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미세먼지가 낀 것같이 하늘이 뿌연 날씨.
저번 주 수요일 증조할머니께서 돌아가셨다.
2박 3일간에 장례식을 마치고 금요일 아침 화장을 한 후 그날 저녁 가족, 친척들과 모여 저녁을 먹었다. 다음날
우리 가족은 수목장에 가기 위해 준비를 했다. 서둘러 준비를 마치고 나는 큰아빠 차에 올라탔다. 큰고모, 삼촌, 큰아빠와 우리 차를 졸졸 따라가며 가고 있었다.
'어.. 여기 옛날 집인데..'
우리는 수목원에 가기 전 점심을 먹고 가기로 했다.
점심으로 육개장과 뼈해장국을 호로록 짭짭 먹고
큰아빠는 할머니의 유골을 가지러 가셨다. 20분 후 큰아빠가 도착하셨다. 우리는 차에 타서 수목장으로 출발했다. 수목장에 금방 도착할 줄 알았지만 가도 가도 수목장에 도착하지 않았다. 20분 후에나 깨달은 사실은 1시간 30분을 가야 도착할 수 있는 것이었다.
지칠 때로 지친 나는 출발하기 전 편의점에서 사 온 과자를 뜯어먹고 있었다. 그 순간
"부아아 앙"
큰아빠가 고속도로에 들어서며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달리고 계셨다. 생각보다 너무 빠르자 나는 먹던 과자를 내려두고 큰아빠의 등받이를 꽈악 잡았다.
"야~보라 꽉 잡았다. 좀 천천히 가라~"
큰고모가 나를 보시더니 큰아빠에게 말하셨다.
큰아빠는 큰고모의 말을 듣고 속도를 아주 조금 낮추셨고 나는 이내 큰아빠에 등받이를 놓고 맘 편히 남은 과자를 먹었다. 1시간 후..
"우압~도차악"
나는 찌뿌둥하던 허리를 피며 소리쳤다. 나는 큰엄마와 우리 차를 기다리며 수목원 지도를 보고 있었다.
"와~여기 정말 크다~"
엄청 큰 수목원에 감탄하며 지도를 보고 있던 그때.
"어떻게 오셨어요?"
수목원 관리자분이 물으셨다
"여기 추모하러 왔는데요"
큰고모와 나는 당황하여 소리쳤다.
"아~여기 코로나 나왔으니까 후딱 하고 가세요"
"아.. 여기 처음 묻으러 왔거든요~"
"아 오ㅇㅇ님 이시구나~오ㅇㅇ님 빼고는 다 차에 들어가 계세요"
관리자분은 뭔가 짜증이 섞인듯한 말투로 말하셨다.
"우리는 코로나 걸렸다 나아서 그렇게 위험하진 않을 것 같은데.."
"그러게.."
큰고모와 나는 그렇게 차에 들어갔다.
잠시 뒤 우리 차가 도착하고 아빠는 관리실로 설명을 들으러 가셨다. 한참 뒤에도 아빠가 나오시지 않자 큰아빠도 들어가셨다. 나는 아빠와 큰아빠를 기다리며 과자도 먹고 사촌동생들한테 내가 쓴 글도 읽어줬다.
한참 뒤 아빠와 큰아빠가 나오셨고 우리는 기사님?을 따라 할머니를 묻어드릴 곳으로 갔다.
'와.. 엄청 크더니 가도 가도 나오지를 않네..'
3분 정도 차를 타고 드디어 도착했다.
어른들은 할머니의 유골함과 사진을 들고 내리셨다.
우리는 밑으로 내려가기 위해 계단을 이용했다. 아무리 계단이 좋아도... 수목장은 산이였기 때문에 조금 많이 심하게 가팔랐다. 꾸액꾸액 소리를 내며 드디어 할머니를 묻어드릴 곳에 도착했다. 땅을 파고 할머니에 유골함을 넣었? 다. 기사님은 우리에게 한 번씩 흙을 넣어보라고 하셨다. 어른들이 '편히 쉬세요'라고 하시며 흙을 부을? 때 뭔가 눈앞에 할머니 얼굴이 아른거리는 것 같았다. 잠시 뒤 나도 흙을 부어드리고 기사님들이 마무리를 해주셨다. 흙을 높이 쌓고 볏짚 같은 걸로 위를 덮어주셨다. 술을 부어드리려고 사 왔지만 산보존과 이런저런 이유로 음식을 드리지 못했다. 마무리되는 장면을 보니 몇 주 전 병원에 병문안 가서 보았던 할머니 얼굴을 이제 보지 못한다는 것이 실감이 났다. 그래도 살아계시면서 아프신 것보다는 하늘에서 편히 쉬시는 게 할머니한테는 더 좋은 것 같았다. 우리에게는 조금 힘든 날일 수 있지만 할머니는 더 좋은 곳에서 편히 쉴 수 있는 좋은 기회 아닐까?
그렇지만..할머니 너무너무 보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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