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 : 분명 햇빛은 세서 더울 것 같은데 반팔을 입으니 몸이 부르르 떨리는 날씨
일요일 아침, 약속이 취소되어 아쉬운 마음으로 기절하다시피 누워있는데 갑자기 엄마가 “서영아 너 수세미 좀 떠봐.”라고 하셨다. 나는 좀 당황스러웠다. 왜냐하면 난 수세미를 4학년 때 호기심으로 사서 뜨고 한 번도 안 떠봤기 때문이다. 그리고 너무 귀찮고 아무것도 하지 않고 기절한 것처럼 누워있고 싶었다. 나는 솔직히 ‘아니 수세미는 사서 쓰면 되지. 그게 훨씬 편할 텐데.’라는 생각을 했지만 갑자기 내 머릿속에 엄청나게 많은 실이 남아있는 게 생각났다. 나는 ‘이왕 돈 주고 산거 몇 번은 더 만들어야지.’라는 생각과 함께 내 방으로 갔다. 나는 수세미의 실을 찾기 위해 서랍을 넣었다. 그런데 실이 없었다. 나는?라는 표정과 함께 반대쪽 서랍을 열었다. 근데 거기에도 없었다. ‘분명히 여기에 넣어놨을 텐데?..’ 나는 엄청 열심히 찾기 시작했다. 10분 정도 지났나? 처음 서랍에 없을 리가 없어서 다시 찾아보는데 밑 칸에 실이 숨겨져 있었다. ‘그래~ 없을 리가 없지’ 나는 잽싸게 집어와 실을 꺼냈다. 이제 시작만 하면 된다. “아니 근데 이거 어떻게 하는 거였냐….” 나는 수세미를 떠본 지 몇 년 지나버렸기 때문에 골똘히 생각해보았다. ‘이렇겐가? 아니다 저렇겐가?’ 나는 도저히 생각이 안 났다. 결국 유튜브의 힘을 빌려 시작하기로 결정한 나는 핸드폰을 가져와서 실을 집었다. 헐.. 아까 하여도 만지작거린 탓에 실이 다 엉켜있었다. 나는 그걸 또 하나하나 풀었다. 실을 겨우 다 풀고 드디어 수세미를 뜨기 시작했다. 나는 영상을 찾아봤는데 내가 4학년 때 처음 수세미를 뜰 때 봤던 40분짜리 영상에 들어갔다. 오!! 신기하게도 기억이 내 머릿속을 스쳐갔다. 그때의 장면들도. 나는 급 신나서 약간 실성하듯이 열심히 수세미를 떴다. 한참 후.. 나는 땅바닥에 앉아서 했던 거라 허리도 아프고 팔도 아프고 다리도 아팠다. 몇 시간을 미동도 없이 똑같은 자세로 있었으니 그럴 만도 했다. 나는 자세를 좀 고친 후 지친 마음을 뒤로하고 수세미를 보았다. “와 ㅋ 진짜 어이없어” 아니 분명히 몇 시간 동안 했는데 절반도 못했다. 나는 진짜 짜증 나서 ‘그냥 그만해?’라는 생각을 했지만 포기하면 너무 재미도 없고 내가 한번 하면 끈질기게 해야 마음이 편한 스타일이라 끝까지 얘가 이기나 내가 이기 나라는 생각으로 했다. 또 한참 후 드디어 영상이 끝이 나고 내 수세미도 완성됐다. 나는 “죠아써! 유후~”이렇게 흥얼흥얼 대며 수세미를 봤다. ‘오오!’ 처음 시작했을 땐 막막했는데 지금 보니 너무 잘 만들었다. 나 자신 너무너무 칭찬해! 아무튼 난 “지금 몇 시야?” 라며 시계를 봤다. “????????” 난 분명 2시에 시작했는데 왜 5시 30분인 거지..? 나는 매우 혼란스러웠다. 어이없고 주말을 날린 것 같은 생각에 기분이 나빠진 나는 무작정 “아아아 아아아!!!!”라며 소리 질렀다. 휴 어떻게든 짜증을 가라앉히고 나는 생각했다. ‘누가 이기나 한번 해보자고 좋아 다음엔 꼭 10분 만에 만들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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