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 : 쪄 죽을 뻔했던 주말과는 달리 비가 조금씩 내리는 이랬다 저랬다 하는 여름? 날씨
토요일 오후, 이모 생신이셔서 사촌언니를 만날 생각에 신나서 케이크를 후다닥 산 뒤, 차를 타고 30분 거리인 이모 집에 갔다. 언니가 있을 줄 알고 기대되어 ‘가서 어떤 얘기하지?’라고 생각하며 창밖을 바라보았다. 자기도 하고 핸드폰 하기도 하면서 이모 집에 도착했다. 나는 “안녕하세요, 언니!!!!!!”라고 외치며 들어갔다. 그런데 나를 반겨주는 건 언니가 아닌 강아지와 이모 그리고 사촌동생이었다. 나는 “언니는요?”라고 했는데 언니가 썸? 타는 친구랑 놀러 갔다고 했다. 나는 ‘하긴.. 언니는 중3이니까.. 곧 오겠지..’라고 생각하며 기다렸다. 그런데 오기는커녕 전화도 안 받고 문자도 안 보고 약간 내가 집착녀가 된 기분이었다. 그래서 그냥 가만히 앉아서 이모가 한 음식을 먹고 있었다. 한 시간이 지나고 음식을 먹고 있는 그때 이모의 핸드폰에서 전화 벨소리가 울려왔다. 나는 ‘드디어! 언니가 왔나?’라는 생각으로 들떠있었다. 근데 전화 벨소리의 주인공은 언니가 아닌 할머니, 할아버지셨다. 나는 “하..”라는 한숨과 함께 할머니, 할아버지께서 가져오신 짐을 가지러 갔다. 힘없이 짐을 가지고 올라와 또 가만히 멍 때리며 어른들이 하는 이야기를 들었다. 한 시간이 또 지나고 나는 이제 지쳐서 그냥 핸드폰을 했다. 30분 뒤 이젠 언니 기다리기도 힘들어서 동생들이랑 있는데 이모가 나를 부르셨다. 나는 ‘드디어 진짜 진짜 언니가 왔나?’하고 나갔다. 근데 언니는 없고 할머니께서 해오신 맛있는 음식만 있었다. 결국엔 언니도 못 보고 2시간 30분 동안 한 것도 없이 밥만 먹게 됐다. 나는 몹시 불만이었지만 할머니가 해주신 밥이 맛있어서 언니도 까맣게 잊은 채 와구와구 먹었다. ‘어차피 언니 오지도 않을 텐데’라는 생각으로 엄청나게 폭주하듯이 먹었다. 그렇게 한참 동안 밥을 먹고 언니한테 전화를 했다. 언니는 전화를 또 안 받았다. 참다못한 할머니께서 언니한테 전화를 했다. 근데 할머니의 전화도 안 받았다. 나는 ‘그 썸? 타는 친구가 얼마나 좋으면’이라고 중얼거렸다. 그렇게 이모의 생신인데 케이크 초도 못 불고 그냥 한참 기다렸다. 그런데 갑자기 할머니의 핸드폰에 전화 벨소리가 울렸다. 벨소리의 주인공은 내가 기다리고 기다리던 언니였다. 할머니께서 빨리오라고 하셨고 나도 언니한테 전화가 올 줄 알았는데 나한텐 전화가 안 왔다. 내가 전화도 많이 하고 문자도 많이 하면서 내가 집착녀 같다고 생각이 들 때까지 기다렸는데.. 언니는 나한테 전화도 문자도 해주지 않았다. 그때 나도 친척동생이 내가 놀고 있는데 계속 전화하고 문자 하면 좀 짜증이 났던 게 기억났다. 그래서 더 이상 전화는 하지 않고 그냥 오늘은 언니를 못 본다는 생각으로 동생들을 놀아주고 있었다. 그런데 바로 그 순간 내가 기다리고 기다리던 언니가 왔다. 나는 달려 나가서 언니를 반겼다. 누가 보면 내가 이 집에 살고 언니는 놀러 온 것 같았다. 아무튼 언니를 반갑게 인사를 한 뒤 나는 뒤끝 작렬을 시전(?)했다. 엄청나게 불만을 토로했다. 언니는 듣는 둥 마는 둥 “미안 미안”이러면서 온통 관심은 오늘 같이 논 그 썸 타는 친구였다. 진짜 얼굴이 핸드폰에 들어갈 것 같았다. 나도 지쳐서 됐다 됐어라는 마음으로 그냥 언니와 말도 안 하고 핸드폰만 했다. 언니가 나한테 무슨 말을 해도 그냥 대충대충 대답했다. 언니는 그 썸 타는 친구 얘기만 했다. 오늘 본 영화에 대해 그리고 그 썸 타는 친구에 대해.. 나는 하나도 관심이 없었지만 그래도 언니랑 얘기하는 게 재밌어서 기분이 풀어지려는 그때 갑자기 언니가 방에서 나가라고 했다. 나는 아무 이유도 모르고 방에서 쫓겨나듯이 나갔다. 나는 짜증 나고 화나서 “왜? 이유!!”라고 했는데 언니가 나보고 “언니 그 썸 타는 친구한테 전화 왔어. 미안 미안 언니 이해해줄 거지?? 응응 그래그래 서영아 미안~~”이라고 했다. 나는 좀 많이 아니, 너무 어이없고 서운해서 됐어!라고 했다. 그 이후로 언니는 방에서 나오지 않았고 한참 뒤에 엄마가 가자고 해서 집을 나갈 때 그때서야 “안녕”이라며 방에서 나왔다. 나는 기분이 매우 매우 별로여서 어른들한테 인사만 하고 그냥 나왔다. “하 진짜.. 썸 타는 게 그렇게 좋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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