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서

1128 소파 뒤 벽(ft. 짐볼)

영서10 2022. 11. 28. 11:34

일요일, 나는 평소처럼 동생과 장난을 치고 있었다. 내가 동생을 걷어차는 시늉을 했는데 동생도 똑같이 걷어차는 시늉을 했다. (평소에도 이래요) 계속 장난치면 너무 힘들 것 같아서 도망(?)을 갔다. 소파로.. 근데 동생이랑 장난을 쳐서 그런지 완전 힘 있게 앉았는데 앉자마자 머리에 반동? 이 일어나서 소파 뒤 벽에 머리를 박았다. 진짜 '뽝!'하고.. 박자마자 "아ㅏㅏㅏㅏㅏㅏㅏㅏ!!!!!!!"라고 소리쳤다. 나를 따라서 소파로 오던 동생은 그 상태로 자지러지며 웃었다. 나는 그 상황이 소파에 머리를 박아서 억울하면서도 슬프고 아프고 웃겼다. 눈물이 저절로 나왔다. 눈물은 흐르는데 내가 봐도 그 상황은 웃기고.. 그래서 한참을 울다가 웃다가 하며 소파에서 계속 못 일어나고 머리를 움켜쥐고 있었다. 근데 소파 뒤에 벽이 없었으면 나는 벽에 머리를 부딪힐 일도 없었고, 저 벽이 나를 아프게 했으니 쌍방으로 나도 똑같이 복수를 해야겠다는 생각에 내 눈앞에 보이는 물건을 집어 들었다. 그 물건은 바로 '짐볼'... (저 평소에 이렇게 난폭하지 않아요. 이날 벽에 박은 게 너무 아파서 억울해서 급발진한 거예요. 평소엔 착한 어린이랍니다.) 아무튼 짐볼을 집어 들어 있는 힘껏 벽에 던졌다. 그랬더니 공이 튀어서 나한테 날아왔다. 나는 두 번은 안 당한다는 생각으로 재빠르게 피했다.(무서워서 본능적으로 피한 거 절대 아님) 동생은 내가 짜증을 내며 급발진하는 모습을 보며 내가 여태 본 동생의 모습 중에 제일 웃긴듯한 웃음으로 또 한 번 깔깔대며 자지러졌다. 나는 동생이 나를 비웃는 게 너무 짜증 났다. 그리고 드는 생각 '동생이 장난을 안쳤으면 나도 이럴 일이 없었어!'라며 내가 먼저 장난을 친 건 생각을 안 하고 동생한테 화를 냈다. 동생 머리를 한 대 치면서 내 방으로 들어가서 아프다며 난리난리를 쳤다. 엄마는 쟤 왜 저러냐며 정신이 나간 것 같다고 했다. 근데 엄마의 말이 너무 웃겼다. 그래서 다시 거실로 나가서 엄마한테 딸이 다쳤는데 왜 그렇게 비웃냐고 했다. 근데 동생이 누나가 혼자서 머리를 박았는데 억울하다고 짐볼로 화풀이를 하는데 그게 안 웃기겠냐며 또 자지러졌다. 근데 듣고 보니 진짜 웃겼다. 그래서 또 울다가 웃었다... 그리고 동생 방에 쫓아가서 너 때문이라며 화를 냈다. 근데 동생은 "그게 왜 나 때문이야! 누나 혼자 박아놓고 ㅋㅋㅋㅋ''라고 했는데 솔직히 동생 잘못은 아닌 것 같았다. 갑자기 동생한테 화를 냈던 게 미안해졌다. 그래서 동생한테 사과는 하지 않고 놀아줬다. 처음엔 포켓몬 카드? 그걸로 배틀?을 해줬다. 그러다가 동생이 로블록스를 해달라고 했다. 나는 귀찮았지만 아까 화냈던 게 미안해서 해줬다. 거기서 배드워즈를 해줬다. 좀 유치했지만 하다 보니까 진심이 돼서 재밌었다. ㅎㅎㅎㅎㅎ '역시 난 착한 누나야. 이 세상에 이렇게 착한 누나는 나밖에 없어'라고 생각하는 순간, 동생이 까불었고 나는 또다시 화를 냈다.. 그러다가 아까 일처럼 동생한테 미안해져서 또 내가 먼저 놀아줬다.. 어제는 좀 억울하면서 미안했던 하루였다. 지금도 머리가 눌린 것 같고 혹이 난 것 같다. 흑흐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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