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라

0530 졸업사진 찍을 때는 말이야..

anne0330 2022. 5. 30. 11:08

날씨:기분이 꿀꿀..? 해지는 흐리흐리한 날씨
제목:졸업사진 찍을 때는 말이야..
일요일. 평소와는 차원이 다른 날을 보낼 것이다. 왜냐고 물으신다면.. 월요일에 졸업사진을 찍기 때문이다. 사실 나도 걱정이 산더미였지만.. 나보다 엄마가 더 난리인 것 같다.. 하.. 하..
주말 동안 해벌레 놀다가 일요일 밤이 되어서야 '아아 내일 어떻게!!!' 하는 게 우리 집 일.. 사...ㅇ.. 크흠..
나는 옷장으로 들어가 옷을 골랐다. 옷은 생각 외로 입을 게 없었다..
'아.. 아까 옷 사러 가자고 할 때 그냥 갈걸.. 쩝..'
낮에 엄마가 옷 사러 가자고 가자고 하였지만 굳이 굳이 옷 까지 사야 하나..라는 심정으로 안 샀는데.. 옷장에 옷이 정말 잠옷뿐이었다. 걱정 반 당황반으로 나는 그나마 나은 아이들을 골라 엄마 앞에 내놓았다.
"후보 3개 이거. 이거. 이거. 뭐가 나아?"
"흰색옷 입지 말라고 했잖아 저거 빼고"
나는 남은 옷에 어울릴만한 바지를 찾아 또다시 옷장으로 갔다.
'흐음.. 입을만한 게 청바지뿐이냐..'
결국 청치마와 청바지를 내와 코디..? 아닌 코디를 시작했다. 멀리에서 보면 괜찮지만 옷이 죄다 늘어나 있었다. 그래도 옷을 안 입고 갈 수는 없잖아..?!?
"엄마 이거 이쁜 거 같은데 이거 입자"
"야.. 이거 옷이 다 늘어났는데..?"
결국 보다 못한 엄마는 창고? 에 들어가셨다. 그리고는 이만한 옷상자를 가져오시더니 샤랄라(..?ㅋㅋ)한 옷들을 꺼내셨다.설마..나보고 저거 입으라는건 아니겠지..?라고 생각하는 순간! 정답이 나왔다.
"보라야 이거 입어봐 이쁠 거 같은데?"
"어움.. 뭐.. 그.. 래.."
나는 엄마가 주신 파란 원피스를 받아 입었다. 좀... 안 어울릴 거 같았는데 입어보니 사이즈도 딱 맞고 생각 외로 이뻤다.
"야ㅋㅋ이거 엄마 신혼 때 입었던 건데.. 사이즈 딱 맞네 엄마는 살짝 조였는데ㅋㅋ"
...? 지금 내가 입고 있던 옷이 엄마 신혼 때 입던 옷이었다. 허허.. 좀 당황스러웠지만 뭐.. 이쁘니까 봐준다!ㅋㅋ아니.. 근데.. 이거 입고 가면.. 애들 반응이..
아냐 아냐 내가 이 세상에서 잴.. 이... 이..ㅃ..ㅓ... 크흠..
다시 생각해도 이건 아닌 것 같다.
"엄마핳..ㅜ 나 이거 못 입어어ㅠ"
"뭐가 이쁘구먼 입고 가면 아무것도 아냐. 야 인생에 딱 한번 있는 기횐데 이쁘게 입고 가야지~"
.... 엄마 말이 맞는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하고..
결국 입고 가기로 했지만 '아니야 이건 정말..'
나는 현실 부정하며 혼자 앓아누웠다..(대체 왜 그랬을까... 핫..)
엄마는 다른 옷도 보여주며 내 긴장을? 풀어주셨다. 내가 옷을 다 입자 엄마는 이리오라며 나를 부르셨다.나는 아무 의심없이 엄마에게로 쪼르르 달려..?갔다.엄마는 내얼굴을 딱 잡으시더니 눈을감으라고 하시고는 쌍꺼풀 테이프를 붙이셨다. 엄마는 왕년에..? 한잠 붙이고 다녔다며 자신만만하셨다. 그.. 그런데...? 뭐야.. 이거 맞아?
분명 쌍꺼풀이 생기긴 했는데 티가 너무 많이 났다.
(크흠..엄마 미안..ㅎ)
"엄마 이건 아닌 거 같앜ㅋ"
뭔가.. 이상한데 오묘하게 어울렸다.. 이거 뭐지..ㅋㅋ
혹시 몰라 반대편도 붙였는데.. 성.. 공..? 별로 티가 안 났다!
"야 이거 잘된 듯? 그지 이쁜 거 같은데?"
"이쁘다! 이쁘다!"
이 기세를 모아 반대편을 다시 하려고 테이프를 떼는 순간!
"아!!! 어후 이거 뭔데 어우.."
테이프가 뜯어지는데 아파 죽는 줄 알았다. 굳이 일케 해야 하나 라는 생각도 들고..ㅋ
그렇게 붙이고 뜯고 붙이고 뜯고를 반복하다 시간이 늦어 그나마 잘된 왼쪽만 두고 자기로 했는데.. 그냥 눈이 아팠다..
"엄마.. 여기 아파아.. 띠고 잘래.."
여기서부터가 잘못되었다.
"아앜!!!!!!!"
진짜로 눈이 뜯겨나가는 줄 알았다. 난 울지 않는데 눈물이 멈추질 않고.. 눈두덩이가 없어진 느낌이었다.
'이쁜 건 무슨 이 씨 다 필요 없어ㅡ.ㅡ'
엄마는 뒷정리를 하시며 이제 빨리 자라고 하셨다.
아니 근데.. 다시 생각해보니 땔때 쾌감이.. 크흠.. 아냐 아냐 역시 나는 있는 그대로가 잴나ㅋㅋ
(다시는 졸업사진 찍고싶지..않..다..ㅎ)